해외 제출 서류를 준비하다 보면 이런 생각이 들어요. AI로 번역하고 공증만 받으면 되는 것 아닌가.
결론부터 말하면 구조가 생각과 다릅니다. 「공증인법」 조문을 받아 확인해 보니 본문에 "번역"이라는 낱말이 한 번도 나오지 않았어요. 그리고 공증인이 인증하는 것은 서명이 본인의 것이라는 사실이지, 번역이 정확하다는 판정이 아니었어요.
정확성이 절차에 들어오는 자리는 따로 있어요. 선서인증입니다. 그리고 그 선서는 대리인이 대신할 수 없어요.
아래 내용은 「공증인법」 제57조와 선서인증 조문을 국가법령정보센터에서 직접 받아 확인한 결과예요. 2026년 8월 7일에 확인했어요.

먼저 확인되지 않은 것부터 적을게요
이 글에서 가장 먼저 말씀드릴 것은 찾지 못한 것이에요.
「공증인법」 본문 전체에서 "번역"이 검색되지 않았어요. 그래서 이 글은 "번역공증"을 법에 이름이 있는 제도처럼 소개하지 않겠습니다. 실무에서 쓰는 말이 조문상 어디에 걸리는지를 대신 짚을게요.
이 태도가 중요한 이유가 있어요. 제도 이름이 있다고 믿으면 요건도 어딘가 정해져 있을 거라고 넘겨짚게 돼요. 실제로는 요건이 다른 조문에 흩어져 있어서, 그 조문을 직접 봐야 무엇이 보장되고 무엇이 안 되는지가 갈립니다.
인증은 서명에 대한 것이에요
제57조 제1항이 방법을 정해요.
사서증서의 인증은 촉탁인으로 하여금 공증인 앞에서 사서증서에 서명 또는 날인하게 하거나, 사서증서의 서명 또는 날인을 본인이나 그 대리인으로 하여금 확인하게 한 후 그 사실을 증서에 적는 방법으로 한다.
문장을 뜯어 보면 인증의 대상이 분명해요. 서명 또는 날인이에요. 그 문서에 적힌 주장이 사실인지, 번역이 원문과 맞는지는 이 항에 없어요.
제2항은 등본 인증을 정해요. 사서증서의 등본에 대한 인증은 사서증서와 대조하여 그와 일치함을 인정한 후 그 사실을 적는 방법으로 해요. 다만 이건 같은 문서의 등본을 원본과 맞춰 보는 절차로 적혀 있고, 서로 다른 언어의 두 문서를 대조하는 절차로는 조문에 나타나지 않았어요.
제3항은 문서 상태를 봅니다. 글자의 삽입·삭제·수정·난외 기재나 그 밖에 정정된 부분, 파손, 겉보기에 현저히 의심할 만한 사유가 있으면 그 상황을 인증문에 적어야 해요.
AI 초안을 여러 번 고쳐 출력한 문서라면 이 항이 실제로 걸릴 수 있어요. 최종본을 깨끗하게 다시 출력하는 편이 절차가 매끄러워요.

내용의 진실성은 선서로 들어와요
그렇다면 "이 번역이 정확하다"는 진술은 어디에 담길까요. 조문에서 그 자리는 선서인증이에요.
공증인은 사서증서에 인증을 부여할 때 촉탁인이 공증인 앞에서 사서증서에 적힌 내용이 진실함을 선서하고 이에 서명 또는 날인하거나 서명·날인을 확인한 경우, 그 선서 사실을 증서에 적어야 해요.
책임의 주체가 여기서 바뀝니다. 공증인이 내용을 판정하는 게 아니라, 촉탁인이 진실하다고 선서하고 공증인은 그 선서가 있었다는 사실을 기록해요.
선서 문구는 조문이 직접 정해 두었어요. 촉탁인이 자필로 이렇게 적은 선서서로 해야 해요.
양심에 따라 이 증서에 적힌 내용이 진실함을 선서하며, 만일 위 내용이 거짓이라면 과태료 처분을 받기로 맹세합니다.
절차도 붙어 있어요. 공증인은 촉탁인으로 하여금 선서서를 소리내어 읽고 기명날인 또는 서명하게 해요. 촉탁인이 적을 수 없거나 읽지 못하거나 기명날인·서명하지 못하는 경우에는 참여인이 대신하게 해요.
AI를 썼을 때 걸리는 진짜 지점
여기가 이 글의 핵심이에요. 조문에 이런 문장이 있어요.
제1항의 선서인증은 대리인에 의하여 촉탁할 수 없다.
선서는 사람이 직접 해야 합니다. 번역 도구가 무엇이었든, 그 내용이 진실하다고 선서하는 것은 촉탁인 본인이에요. 그래서 실무적으로 이렇게 정리돼요.
| 단계 | 누가 하나 | AI가 대신할 수 있나 |
|---|
| 번역 초안 작성 | 사람 또는 도구 | 가능 |
| 원문 대조·검수 | 사람 | 도구는 보조까지 |
| 진실성 선서 | 촉탁인 본인 | 불가 |
| 서명 인증 | 공증인이 확인 | 해당 없음 |
공증인은 선서에 앞서 촉탁인에게 선서의 취지를 밝히고, 거짓임을 알면서 선서하면 과태료 처분을 받을 수 있다는 뜻을 알려주어야 해요.
그래서 AI 번역을 검수 없이 그대로 들고 가는 것은 위험합니다. 내가 읽어서 확인하지 않은 문장에 대해 내가 진실을 선서하게 되는 구조거든요.
왜 이 구조가 이렇게 짜여 있을까
조문을 훑고 나면 설계 의도가 보여요. 공증인은 자기가 확인할 수 있는 것만 인증해요. 눈앞에서 서명하는 것을 보았다, 등본이 원본과 같다, 이 사람이 선서했다 — 전부 그 자리에서 관찰 가능한 사실이에요.
반대로 번역이 원문과 정확히 맞는지는 그 자리에서 관찰할 수 없어요. 언어를 알아야 하고 맥락을 봐야 하니까요. 그래서 그 판단을 인증 절차 안에 넣지 않고, 대신 선서라는 형태로 촉탁인에게 넘겨 둔 구조로 읽혀요.
이 관점으로 보면 왜 선서를 대리할 수 없는지도 자연스럽게 이해돼요. 대리인이 선서할 수 있다면 책임을 지는 사람과 내용을 아는 사람이 갈라져 제도의 의미가 사라지거든요.
AI 번역에서 특히 조심할 항목
원문 대조 단계에서 실제로 어긋나기 쉬운 항목을 정리하면 이래요.
- 고유명사 표기: 사람 이름, 회사명, 지명은 기관마다 요구하는 표기가 다를 수 있어요.
- 날짜 형식: 연·월·일 순서가 언어마다 달라서 그대로 옮기면 뒤집힐 수 있어요.
- 숫자와 단위: 소수점과 자릿점 기호가 언어권마다 반대인 경우가 있어요.
- 직함과 기관명: 임의로 의역하면 원문과 대응이 끊어져요.
- 빠진 문장: 긴 문서를 나눠 번역하면 중간이 통째로 누락되기도 해요.
앞의 다섯 가지는 읽으면 바로 보이지만, 읽지 않으면 절대 안 보이는 종류예요. 선서가 걸려 있는 문서라면 이 확인을 건너뛸 수 없어요.
실무에서 확인할 순서 6가지
- 받는 기관이 무엇을 요구하는지부터 확인해요. 번역문 인증인지, 아포스티유인지, 지정 번역기관 번역인지는 제출처가 정해요. 조문이 아니라 안내를 먼저 봐야 하는 자리예요.
- AI 번역은 초안으로 두고 원문과 대조해요. 숫자·고유명사·날짜·직함이 어긋나기 쉬운 자리예요.
- 최종본을 깨끗하게 출력해요. 수정 흔적이 있으면 인증문에 그 상황이 적힐 수 있어요.
- 선서인증이 필요한지 확인해요. 필요하다면 본인이 직접 가야 해요.
- 선서 문구는 자필이에요. 미리 알고 가면 당황하지 않아요.
- 모르는 문장을 남겨 두지 않아요. 선서는 내가 하는 것이라 내가 이해하지 못한 문장이 남아 있으면 안 돼요.
도구 쪽 안내문을 근거로 삼으면 안 되는 이유는 AI 증명사진류 사례에서도 같아요. 낼 수 있는지는 받는 기관이 정합니다. AI 번역기 자체의 성능 비교는 AI 번역기 5종 한국어 정확도 비교에 정리해 두었어요.
정리
- 「공증인법」 본문에 "번역"이라는 낱말은 확인되지 않았어요.
- 제57조의 인증은 서명 또는 날인이 본인의 것이라는 확인이에요.
- 내용의 진실성은 선서인증에서 들어오고, 책임 주체는 선서한 사람이에요.
- 선서인증은 대리인이 촉탁할 수 없어요. AI가 번역했어도 사람이 직접 선서해요.
- 수정 흔적이 있으면 그 상황이 인증문에 기재될 수 있어요.
이 글은 조문을 정리한 정보 제공 글이고 법률 자문이 아니에요. 제출처가 요구하는 서류 형식은 기관마다 다르니 반드시 그 기관 안내를 먼저 확인하세요.
확인한 자료: 「공증인법」 제57조(인증 방법) 및 선서인증 조문 원문 — 국가법령정보센터. 본문 전체 검색에서 '번역' 미검출. 2026년 8월 7일 확인.